"..그리고 주인장이 가라사대 댓글이 있으라 하시매 댓글이 있었고 그 댓글이 보시기에 좋았더라." - 블로그 매너서 1장 3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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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4.20 [엽문]을 보다 2

[엽문]을 보다

영화-Movies 2009. 4. 20. 04:00
엽문

이소룡의 스승이자 영춘권의 고수였던 실존인물 엽문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간만에 없는 시간을 쪼개가면서 10시 넘어서 심야영화로 보게 되었는데 과연 그럴 가치가 있던 영화였다. 늦은 시간에 러닝타임 2시간짜리 영화여서 좋아하는 장르였음에도 불구하고 졸게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전혀 길게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아쉬움마저 남겼던 영화.

개인적으로는 원작이 있는 영화거나 실존 인물이 베이스가 된 영화의 경우, 캐스팅을 중요시해서 보는데, 이 영화는 가히 하늘이 내려준 환상의 궁합이었던 것이, 실재 엽문이랑 엽문 역을 맡았던 견자단이 꽤나 닮은 인상이라는 것. 영화 내에서 필요했던 무술 수준을 생각하면 아무리 인구가 발에 채이는 중국이라도 쉽지만은 않았을텐데 참 용케도 이렇게 딱 맞아 떨어졌다 싶다. 그렇다 보니 영화속 엽문의 모습도 정말 상당한 완성도를 보여줬는데... 모르긴 해도 후에 이 영화가 리메이크 된다 해도 견자단의 엽문을 뛰어넘는 작품이 나오기는 매우 어렵지 않을까.

실제 엽문과 견자단

보시는 바와 같이 많이 닮았다.



무술감독은 왕년의 파워액션배우 홍금보씨가 맡았다고 하는데 극중 액션이 과장을 자제했지만 배제하지도 않아 무술/무협영화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도, 싫어하는 사람도 만족시키는 적절선을 잘 선정한거 같았다. 실제로 늦은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여성 관객들이 꽤 있었는데 (다들 커플이었지만... 이런 빌어먹을 세상) 보통 액션영화에서 여성 관객은 다소 지루해 하는 면이 있는데 간간히 들려오는 소리를 들어보니 영화 내내 여기저기서  탄성이 튀어나오는 것이 다들 꽤나 몰입하고 있는 듯 했다.


그리고 시대 배경이 시대 배경이다 보니 당연히 반일 감정을 어느정도 어필할 수 밖에 없었는데... 엽문과 대련하는 일본인 장군 미우라의 캐릭터가 상당히 잘 잡혀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영화가 의례히 그래 버리듯 무작정 나쁘기만 한 캐릭터로 만들어 버리기 보다는 전쟁중이고 침략해 들어온 입장이라 당연히 적대시 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긴 하지만 그래도 무인의 정신을 지키며 나름의 정의를 관철하기에 단순히 미워하기만 할 수는 없는 캐릭터로 표현한것은 상당히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미워할수만은 없는 악역이란 얼마나 매력적인가! 뭐, 이것도 넘버 2자리에서 깐죽대면서 미운짓 골라서 하는 캐릭터를 별도로 뒀기에 가능한 것이긴 했지만 ^^

굉장히 마음에 드는 영화였지만 그래도 굳이 마음에 안 든 점을 꼽자면... 일단 사실적으로 실제 상황을 재현하려고 하다 보니 어쩔 수 없었던 것인지 엽문이란 사람을 이 영화로 알게 된 나로서는 잘 모르겠지만 엽문 이외의 주변 고수들이 너무 활약이 없었다는 점이었다. 아니면 차라리 재등장을 하지 않았으면 더 깔끔했을지도 모르는데 뭔가 어설프게 재등장을 하다 보니 저 사람들이 뭔가 도움이 되는건가! 하는 기대 심리를 나도 모르게 가지게 되었는데 그게 전혀 그렇지 않다 보니 영화적인 재미는 다소 반감시키는 요소로 작용했던거 같다.

엽문 중 금산조 역의 변소황

난 솔직히 이 아저씨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줄 알았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도저히 납득할수 없는 미스캐스팅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아까 언급했던 미우라 장군. 분명 미우라 장군의 캐릭터는 마음에 들었지만 어째서 일본인 장군 역으로 혼혈인을 캐스팅한건지 모르겠다. -_-

엽문 중 일본인 장군 미우라 역의 이케우치 히로유키

대체 이 면상의 어디가 일본인;;;;


아니, 이 사람이 계급만 낮았어도 대충 납득했겠지만... 당시 일본에서 혼혈아가 총책임관이라니... 일본의 석호필이니 뭐니 하는 수식어가 붙는 양반인걸 보니 흥행을 노린거 같긴 한데, 아무리 흥행을 생각했어도 리얼하게 나가자고 기획을 잡았으면 이건 아니지 이사람아.

그래도 결과적으로는 완전 만족한 작품! 행여라도 볼까말까 망설이는 분이 있다면 자신있게 권해주고 싶은 영화다.

그나저나 무술로 유명해진 배우들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내공을 쌓으면 나이를 먹지 않게 된다는 소리가 사실같다. 견자단의 저 얼굴이 어딜 봐서 63년생 (47살) 이냐... -_- 동내서 봤으면 형 정도로 밖에 안보이누만... 그게 아니더라도 컴퓨터 앞에서 사느라 저질이 된 몸을 보면 참 무술하는 사람은 부러울 따름이다.

마지막으로 영화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지만 유뷰트에 실존인물 엽문이 죽기 직전에 수련하던 모습을 찍은 동영상이 있기에 걸어본다.





Posted by Vulpes.Noct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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