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주인장이 가라사대 댓글이 있으라 하시매 댓글이 있었고 그 댓글이 보시기에 좋았더라." - 블로그 매너서 1장 3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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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우분투 한국 사용자 모임에서 일본어 로케일 안에서의 한국어가 "朝鮮語"로 표기되어 있는데 이의를 제기하는 글이 올라왔다.
우분투가 Japanese UI모드로 바뀌어 있을 때는 언어 목록에 한국어가 "조선어"라고 뜹니다.

물론 이것이 "일본에서는 한국을 조선이라고 합니다. 각 나라마다 관습이 다른 것이지요" <- 이런 차원의 문제는 절대 아닙니다. NHK뉴스에서도 남한은 "한국"이라고 표현하며 오로지 북한을 표현할 때만 "북조선"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북한 북한 그러지만 그 쪽 동네의 공식명칭이 북조선 인민공화국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서점에 가봐도 한국어 교재는 전부 "한국어 교재"라고 되어 있지 조선어 교재라고 되어 있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저건 관습의 문제가 아니라 로컬라이제이션 하시는 분의 단순한 미스인데... (후략)
확실히 남한은 대한민국을 축약한 한국을 국호로 쓰고 있고, 언어 역시 "한국어"라고 지칭하는 상황이니, 애초에 표기 자체가 틀린데다가 일본이 굳이 과거 식민지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단어를 사용했으니 지극히 당연하다고 할 수 있는 이의제기이다.

그러나 애초에 이의제기를 한 dynamism2002님의 글을 글타래 끝까지 쭉 읽어보면 철저하게 남한의 입장만 고려해서 쓰여진 글이다. 이게 정말 그래서 될 문제인가? 생각해 보면 공식적인 언어의 명칭이 "한국어"인 곳은 그야말로 한국 뿐이다. 물론 한국이 우리말[각주:1]이 사용되는 곳 중, 경제적으론 가장 앞서있긴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공식 명칭을 조선말이라고 쓰고 있는 북한이라던가 중국 각지의 동포들을 싸그리 무시하고 독선적으로 "한국어가 옳다!" 고 하는 것은 뭔가 많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돈이 최고라지만 민족성까지 돈 가지고 살 셈인가?

아울러, 생각해 보면 우리 한국인들은 그야말로 반사적으로 거부감을 가진다고 할 수 있을정도로 조선이라는 단어 자체에 지나치게 민감하다. 일제시대때 만의 기억이라고 하기엔... 글쎄. 개인적으로는 어느쪽 출신도 실제로 만나 본 적이 없으니 모르긴 해도 국호 자체가 "북조선 인민 공화국"인 북한 사람들나 내지는 한국인들조차 "조선족" 이라고 부르는 중국쪽의 동포들은 조선어라는 단어를 접했을때 우리처럼 민감하게 반응하지는 않으리라 본다. 굳이 조선이라는 말을 쓰고 있지 않은 고려족들도 별반 다르지 않을까. 그냥 단순한 단어도 아니고 한때 국호였던 명칭을 우리가 나서서 더 쓰고 다닐지는 못할망정 물건너 다른 민족과의 연관성 때문에 그 사용을 터부시 한다는것은 이상하지 않은가?

물론, 과거가 워낙 처참하다 보니 다른 곳이라면 몰라도 일본이 조선어라는 명칭을 고수하는건 옳지 않다고 본다. 그러나 그 대안이 "한국어"여서도 곤란한다 생각된다. 역사가 어떠했고 그게 옳고 그름을 떠나서, 일본에서는 우리말을 통털어 "朝鮮語"라고 불러 왔던 관행이 있고, 근대에 이러 한국어라는 명칭이 일반적으로 쓰이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정식적으로는 조선어라고 쓰인다고 하는 상황이니 조선어라는 말이 당당히 현역으로 쓰이고 있는 북한 등의 경우까지 있으니 "우리말"을 호명할 별도의 명칭을 만들어 제시하지 않는 다음에야 남의 나라에서 멀쩡히 쓰고 있는 호칭을 우리의 논리만으로 우리가 쓰고 있는 호칭으로 바꿔달라고 요구하는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여담이지만, 같은 이유로 심심하면 불거져 나오는 국제적 호칭을 "동해"라고 해달라고 하는것도 웃기는 소리라고 생각한다. 중국이 우리더러 서해라고 하지 말라고 하면 곱게 받아들일까?).


  1. 편의상 조선어, 한국어, 고려어 등을 통칭해서 이렇게 부르기로 하겠다 [본문으로]
Posted by Vulpes.Noct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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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십삼각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13.08.01 20:20 신고

    한반도에 '한국'과 '조선'이라는 두 개의 국가집단이 존재하고 있다는 게 근원적인 문제겠죠.
    일본에서 남한은 '한국', 북한은 '북조선'이라고 부르고, 남북한을 통틀어 일컬을 때 '조선'이라고 한다고 합니다.
    이것은 조선시대부터 일제 강점기까지 한반도를 가리키는 명칭이 '조선'이었기 때문이겠죠.
    다만 남한에서는 이 '조선'이라는 명칭이 한국에 대한 멸칭으로 받아들여진다는 게 크지요.
    ('조센징'이라는 단어가 본래는 그저 '조선인'의 일본어 발음이지만 멸시의 의미가 담긴 것으로 인식되듯이)
    게다가 북쪽의 '반국가단체'가 '조선'을 참칭하고 있으니, 한국을 '조선'으로 부르는 건 더 참을 수 없는 모욕으로 받아들여지게 되는 거고요.

    그리고, 북한의 정식 국명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입니다. 북한 사람들은 북한을 '조선' 또는 '공화국'이라고 부른다고 하네요. 그러니 일본에서 부르는 '북조선'이라는 명칭을 '조선'으로 바꾸고 싶겠지만, 일본에서는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관계로 그냥 '북조선'이라고 쓰는 듯합니다.

    그리고 일본에서 '한국어'로 쉽게 쓸 수 없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조총련이지요. 이들은 북한을 조국으로 삼고 있는 이들인데, 자신들이 '한국인'이 되고 자신들의 언어가 '한국어'가 되는 꼴을 가만히 보고 있을 순 없겠죠.